올來?, 문래!

다양한 유저를 수직의 레이어로 나누다

(민서현, 노성찬) / (Min-SeoHyeon, Roh-SeongChan)
단지계획

현재 우리는 코로나 이전의 삶에서 팬데믹, 그리고 엔데믹으로 가는 과도기를 겪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관이 달라지고 생활습관도 바뀌었다. 무엇보다 우리가 커뮤니티를 맺는 방법이 더는 이전과 같지 않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코로나 이후에 우리가 커뮤니티를 하는 방식에 대하여 깊게 고민해보았다.

팬데믹 이전의 우리의 커뮤니티는 어떠했는가? 예를 들어 공연장이나 경기장 혹 넓은 광장에 모여있는 것만으로도 소속감을 느꼈다. 즉 특정장소에 모이거나 서로 섞이는 것 자체로 만족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팬데믹 당시는 어떠한가. 거리두기제한으로 2-4인 정도의 소규모 커뮤니티를 가졌다.

그렇다면 엔데믹은 어떨까? 과연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엔데믹에는 팬데믹 이전과는 상반되게 특정 커뮤니티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개인이 원하는 커뮤니티를 자발적으로 선택하여 점점 불필요한 접촉을 피하게 되는 것이다.

사이트는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문래동 4가 일대로 일제강점기 당시 문래동 영단주택이 위치했던 곳이다. 현재는 철공인과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해 가난한 예술가들이 같은 레이어에 혼재되어있다. 이들은 어떻게 조화로우면서 상호보완적일 수 있을까?

사이트 답사를 다녀왔을 당시에 가장 먼저 눈에 띈건 좁은 골목길이었다. 차 두 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도로폭에서 철공소 트럭이 주차를 하고 있었다. 보차분리가 되어있지 않은 도로라 안전의 위험도 컸다.

두 번째는 철공소 제조업자와 공방의 예술가는 작업실에서 거주한다는 것이다. 마땅한 주거공간이 없어 그들의 작업공간이 곧 주거공간이 되는 것이다.

문래동의 ‘장소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예술인과 철공인의 안정적인 정착이 필요하고, 작품활동을 위해서 작업실이나 공방 같은 물리적인 공간을 제공하여 ‘창작공간 안정화’를 시켜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컨셉_UNTANGLE (풀다)

엉켜있는 실타래를 풀 듯, 같은 레벨에 혼재된 유저들을 수직적으로 나누어주어 외부인 관광객이 자발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제안하려고 한다.

사이트는 문래역과 인접한곳으로 지하철의 레벨에 맞춰 썬큰 보행로를 설치하여 외부 관광객의 동선을 유도했다. 같은 레벨에 전시실 진입구를 두어 외부인은 이 보행로를 일상생활가로로 활용하며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철공소는 0 레벨에서 진입하는 트럭과 각종 화물차로 인해 1층에 필로티를 두었다.

철공인들은 철공소 앞에서 물품을 바로 실어나를 수 있으며 보행자는 GL + 4000 공중보행로를 이용하여 화물차와 보차분리를 했다.

예술가동과 철공소동 모두 수평의 커뮤니티에서 하나의 동 내부의 수직적 커뮤니티로 확장시켜주었다. 이로써 사람과 사람의 접점이 많아지고 이벤트가 많아져 커뮤니티는 더욱 활성화된다.

도로축과 평행하게 남측에서 햇빛이 들어온다.

남측에 안양천이 흐르나 아파트와 빌딩이 가로막고 있고, 비교적 저층으로 구성된 동측방향이 향이 좋다.

동쪽에 문래역이 인접하고 있으며 서쪽에는 오피스가 집중되어 있다.

인접한 요소의 두 점을 이으면 외부인의 유동성이 큰 하나의 축이된다. 이 축으로 썬큰이 활성화되도록 유도했다.

기존 도로망을 새로운 축을 사용하여 틀었다. 매스는 환기를 고려하여 중심에 보이드공간을 두었고 각 층마다 커뮤니티 공간을 두기위해 오픈을 시켜주었다.

유닛은 예술가 유닛과 철공인 유닛으로 나뉜다. 예술인 모듈은 개개인의 작업공간뿐만 아니라 함께 작업할 수 있는 공동 작업공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작업물을 전시할 수 있는 전시공간이 요구된다.

철공인 유닛은 작업하면서 하루종일 소음에 시달리기 때문에 소음으로부터 떨어진 휴식공간이 요구된다. 예술인에 비해 개인공간의 필요성이 두드러진다.

분석을 토대로 예술인은 ‘공동‘에, 즉 PUBLIC에 초점을 맞추어 집중형 커뮤니티를 구성했다.

반대로 철공인은 PRIVATE한 휴게공간에 초점을 맞추어 접점이 적은 분산형 커뮤니티를 구성했다.

예술인 주거유닛은 현재 영단주택단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인은 대부분 1인 주거의 형태를 띤다. 그들에게 쾌적한 주거환경과 작업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주거 안에 개인의 작업공간을 두었다.

철공인 주거유닛은 영단주택단지 철공인의 대부분이 오래전부터 문래동에 정착하여 철공소를 운영해오고 있다. 따라서 1인주거의 형태뿐만 아니라 정착하여 가정을 꾸린 2~4인의 주거 또한 고려하여 모듈을 구성하였다.

기존 오래된 철공소의 골조를 보존하며 리모델링 함으로써 물리적인 공간이 중요한 철공인들에게 쾌적한 작업환경을 제공해주어 그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게 하였다.

철공인의 작업환경인 철공소 근처에 철공인 맞춤형 주거를 제공하였다. 이곳에 오랫동안 정착하여 철공소를 운영한 철공인들이 떠나가는 것을 방지하여 문래동 영단주택단지의 장소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다.

철공소에서 가공된 철을 운반하기 위해 트럭과 차의 이동이 많은 대지의 특성에 따라 보차분리 계획의 일부로 지상주차장을 계획하였다.

대지의 특성상 역과 인접하여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간의 형태를 띤다. 따라서 대지의 특성에 맞는 광장을 조성하였다.

문래역과 인접한 곳으로 지하철의 레벨에 맞추어 선큰 보행로를 설치하여, 외부 관광객의 동선을 유도하였다.

예술인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예술인 맞춤형 주거와 함께, 그들이 가장 많이 필요로 하였던 전시공간을 주거공간과 함께 배치하였다.

철공인동의 1층에는 철공소 및 그들의 작업공간이 있다. 이후 2층부터는 주거공간과 휴게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예술인동의 1층에는 실내영화관, 도서관, 버스킹무대, 체험공방, 플리마켓과 같은 다양한 문화시설이 있다. 2층에는 보행로와 연결되어 있는 예술가의 작품 전시공간이 있고, 3층에는 전시공간과 휴게공간이 있다. 4층에는 주거공간과 전시공간이 있고, 5층부터는 주거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관이 달라지고 생활습관도 바뀌었다. 무엇보다 우리가 커뮤니티를 맺는 방법이 개인이 자발적으로 원하는 커뮤니티를 선택하여 참여하는 형태로 변화하였다.

커뮤니티가 가장 많이 이루어지는 공간이 ‘단지’라고 생각하였고, 단지계획이라는 주제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공동체’를 떠올렸다. 문래동 영단주택단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장소정체성이며, 그 장소정체성을 이루는 것은 철공인과 예술인이라는 공동체이다.

그렇기에 철공인과 예술인의 창작공간 안정화를 통하여 문래동 영단주택단지의 장소정체성을 유지하고자 하였다. 먼저, 그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하여 각각 철공인 맞춤 주거공간과 예술인 맞춤 주거공간을 만들어주었다. 철공인과 예술인의 적절한 분리와 공유공간 커뮤니티를 통하여 그들을 휘한 공간을 만들어주고자 하였다.

이와 더불어, 문래동 영단주택단지의 역사를 이해하고, 과거부터 발생되어 온 문제점을 해결해주어 주민과 방문객에게 보다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고자 하였다.

대상지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선큰광장과 선큰보행로를 통해 역 근처 사람들이 유입되어 단지 안이 더욱 활발해진다. 보차분리를 통하여 좁은 골목과 트럭으로 발생하였던 문제를 해결해주었다.

하나로 혼재되어 있던 건물의 레이어를 나누어 줌으로써 철공인과 예술인의 적절한 분리, 또한 공유공간 커뮤니티를 통한 화합으로 철공인과 예술인 사이의 갈등이 완화될 것을 기대한다.

무엇보다 맞춤형 주거공간과 쾌적한 작업환경으로 그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게 되면서 문래동 영단주택단지의 장소정체성 또한 색을 잃지 않게 될 것이다.